[앵커]
온라인상에서 상품권과 명품 가방을 싸게 판다며 구매 대금을 받아놓고 잠적한 남성이 있습니다.
피해액이 어림잡아 150억 원대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구자준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Q1. 남성이 돈만 챙겨 잠적한 게 불과 열흘 전이네요.
A1. 네, 수원시에 사무실을 두고 5년 전부터 온라인으로 상품권이나 명품 가방 등을 할인 판매해왔던 40대 남성인데요.
정확히 열흘 전 구매자들이 보낸 돈만 챙겨서 사라졌습니다.
피해자가 전국적으로 수백 명에 이르고 물건도 못 받고 떼인 돈만 150억 원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잠적한 지 닷새 만에 강원도 원주에서 검거돼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Q2. 붙잡혔으니 다행인데 어떻게 많은 사람을 상대로 저런 거액의 사기를 칠 수 있었던 거예요?
A2. 처음엔 신뢰를 쌓다가 뒤통수를 쳤습니다.
남성은 명품 가방 등을 정가의 80%에 팔거나, 상품권도 10만 원짜리를 9만 2천 원에 팔았다가 나중에 9만 6천 원에 자신이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습니다.
실물 상품권이 오가지는 않고 시차를 두고 돈만 오가는 '정산'이란 방식인데요.
피해자들 입장에선 남성이 싸게 판 상품권을 약속한 날에 매번 웃돈을 얹어서 되사가는 모습을 보고 점점 더 믿게 됐죠.
경찰은 이런 지속불가능한 사업 구조를, 남성이 계속 고객 돈으로 돌려막기를 하며 유지해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Q3. 그러다가 이미 돈을 낸 명품이 배송되지 않고, 상품권 정산도 중단된 거군요?
A3. 네 피해자들이 배송내역을 확인해 봤더니요.
인천에서 주문한 물건이 안산에서 배송완료 됐다고 뜨거나 부산에서 주문한 물건을 판매업체 사무실에서 이미 방문 수령했다고 뜨는 겁니다.
물론 이 남성 물건 판매 단계부터 구매자들을 이렇게 안심시키긴 했습니다.
[사기 피의자]
"간혹가다 시스템 오류로 배송완료 뜨는 경우 있어요. 전산 상으로는 상품 준비 중으로 정상적으로 잡히는 만큼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판매자가 전산에 엉뚱한 운송장을 입력하는 방식을 쓴 게 아닌지 경찰은 의심하고 있는데요.
이 남성이 물건을 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물건을 배송받은 구매자들이 전산으로 구매확정 체크를 하거나, 배송 완료 뒤 2주 정도가 지나면 자동으로 물품대금이 판매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입니다.
남성은 실제로는 물건을 보내지도 않고 시간을 끌면서, 자동으로 구매 확정 처리될 때를 기다렸다가 판매 대금을 챙기는 수법을 쓴 걸로 보입니다.
Q4. 이 남성 잡혔으니, 이제는 피해 보상받을 수 있는 거예요?
A4. 경찰 확인 결과 남성의 금융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범죄수익을 이미 빼돌린 걸로 의심하고 있는데요.
사기 사건 피해 대금은 가해자가 스스로 돌려주지 않는 이상 민사 소송을 걸어서 돌려받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실 때는 내가 요청한 곳과 배송지가 다르다면 의심해 보시고, 주문한 물건이 오지 않아도 배송확정 처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는 판매자는 거르시는 게 좋습니다.
인터넷으로 물건 주문할 때 꼭 기억해 둬야겠네요.
'사건을 보다'였습니다.